운동장. 교무실. 동아리. 졸업문집. 선생님. 야영 ... 그리운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모든 요소가 총동원된 따뜻한 배경 속에 아이들이 커간다. 그리고, 어른들도 커간다. 개를 내세웠지만 사실은 사람들의 이야기.각기 개성은 다르지만 심성 곱고 착한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한발짝 떨어져 느긋하게 이끌어주는 산 사나이 선생님. 처음에는 원더를 그렇게도 눈엣가시처럼 생각했던 원더와 가장 오랜시간을 함께한 자신을 돌아보는 교감선생님... 또한 산악부를 내세워 클라이밍, 볼더링이라는 소재를 가져와 잘 접하기 어려운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신선했다. 또 산악부이기 때문에 산이라는 자연을 접하고, 야영을 하는 모습들 또한 이야기를 따뜻하게 이끌어가는 주요 요소다. 버려진 강아지 원더를 데리고 입학식에 참석했던 주인공 겐타로가 고등학교 1학년일때부터 시작해, 어느 고등학교의 선생님이 된 스물다섯 현재까지. 세월의 흐름을 감정을 섞지 않고 무심한듯 담백하게 기술하는 작가의 방식도 좋았다. 그렇게 아이들의 성장은 무심한 듯 눈깜짝할새 일어난다. 책을 읽고 있으면 자꾸 나의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제일 좋아했던 국어시간에 배웠던 짧은 소설 <요람기>도 떠오른다. - 소년은 이렇게 떠가는 연에다 수많은 꿈과 소망을 띄어 보내면서 어느새, 인생의 희비애환과 理·非를 가릴 줄 아는 나이를 먹어버렸다. - 지금, 적잖이 나이를 들어버렸지만 지금 돌아봐도 학창시절은 항상 그립고 아련한 풍경이다. <원더독>은 그러한 아스라한 그리움과, 착한 사람들이 주는 따뜻한 에너지로 기분좋은 여운을 남겨준다. 그리고 그 여운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갈색 개가 만들어 준 놀랍고도 소중한 인연에 관한 소설 원더독 은 겐타로라는 소년이 학창시절 원더라는 개와 나눈 우정 이야기이다. 하지만 단순히 우정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겐타로가 학교를 떠난 뒤에도 ‘원더’에게 영향을 받고 원더와 함께 청춘을 보낸 이들 간에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인연이 맺어진다. 원더를 통해 성장한 이들의 보이지 않는 인연은 10년 동안 끊어지지 않고, 결국 모두를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 거창한 사건이나 복잡한 수수께끼는 없지만, 한 소년과 강아지 한 마리가 만나면서 소박한 기적이 이어져 온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인연이 싹틀 기미를 보인다. 책 속 인물들에게도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따뜻한 위안이 되는 것은 10년의 이야기가 그저 추억으로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원더는 여전히 그 자리에 모두와 함께 있다.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더 많은 학생들과 교감하며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줄 그곳에.
1장. 원더와 우리의 시작
2장. 원더와 최초의 여자 부원
3장. 원더와의 재회
4장. 원더와 우리의 첫 동창회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