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작 오페라 미용실 도 좋지만 시집에 실린 시들이 고르게 좋다.
흔히 시집 한 권 사면 그 안에 마음과 귀를 솔깃하게 하는
시 몇 개 찾기가어렵고 책장을 절반도 넘기기 전에
덮어두는 경우가 많은 요즘인데 윤석정 은 오히려
책장을 넘길수록 가슴이 설레고
마지막 시 뒤 까지 집중하며, 공감하게 하는 진지하고 소박한 무엇이 있다.
개인적으로 여보라는 말 , 떫은 생 , 옛 지붕에 세워 둔 사닥다리
오페라 미용실 , 어슬렁거리는 고양이 등이 좋았다.
아쉬웠던 것은 시인의 시 에 미치지 못하는작품해설이다. 좋은 시집에
어울리지 않는 꼬리가 붙은 것처럼, 성의도 없어 보이고 진심으로
시인의 시 세계를 살펴보려는 애정도 없는 보이지 않는다.
격식에 맞춰 이론의 잣대로 시인을 뜯어보는 문학평론가보다는
오래 시인을 지켜봐 온 지인들의 발문으로 채웠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삶의 편린을 모아 ‘이야기’를 지어내는 시인 윤석정의 첫 시집
살아가는 나날의 추억들이 소절마다 깃든 그의 작은 오페라
늦은 귀갓길, 어둑해진 골목을 지나다가 불현듯 마주치곤 하는 ‘젊음의 아프고도 생생한 순간’. 윤석정은 그 찰나를 포착하여 ‘이야기’로 만드는 솜씨를 가진 시인이다. 첫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오페라 미용실」로 등단한 이래, 그는 특유의 서정적 서사력이 빛을 발하는 시를 발표하며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은 풍경을 신선한 상상력과 생생한 비유로 하나의 생동감 있는 음악 공간 이 되도록 바꾸는 단단한 재능 (시인 신경림·김승희)을 인정받아 왔다. 늙은 측백나무와 마주 보는 미용실의 풍경, 매주 일요일 어느 골목길에 아이를 업고 홀로 선 꽁지머리 사내, 모퉁이 세탁소에서 새의 부리를 기우는 노인의 손길까지. 투명한 감각이 담긴 시어가 생생한 풍경이 떠오르는 시구로 모이고 시구가 더해져 마지막 행으로 끝맺는 순간 가슴속에 하나의 이야기가 살아난다.
때로는 오감을 자극하는 강력한 감각의 합창으로, 때로는 영혼을 울리는 조용한 내면의 독창으로, 마음 깊은 곳을 자극하는 음색을 자아내며 누구나 가슴에 한 소절씩 자신만의 아리아를 품게 하는 시편들. 윤석정의 첫 시집은 이야기와 선율 모두가 잊히지 않는 한 편의 오페라와 닮아 있다.
자서
1부
봉도
구름공장공원
물렁물렁한 물고기
난해한 독서
귀
일요일 없는 일요일
어디서 자꾸 소리가 나와요
그 무렵 살찌우게
집고양이 2
옛사랑처럼
내 마음의 뿌리
단단해지는 법
우산들
어쩌다가 나는 모기
집고양이 1
2부
심장
삼천리 인생
대꽃 피는 시절
집고양이 3
얼음 물고기
달 목공소 1
달 목공소 2
자목련이 활짝
허물이 가라사대
불타는 저녁
마을
옛 지붕에 세워 둔 사닥다리
발가락과 나뭇잎
타화자재천
3부
오페라 미용실
어슬렁거리는 고양이
골목들
해바라기
레슬러 부부의 왈츠
흰코뿔소
파리
혀
국적 불명인 의자
몽중인
마름다운 봉분
여보라는 말
지금이 딱 좋아
문자 메세지에 대하여
4부
봄밤에 아득한 소리는
떫은 생
날아가는 재봉틀
바람난 오토바이
기형적인 물고기
지하철 공사장에서
충치
등대는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동안거
뒤
작품 해설 / 이경수
삶을 연주하는 감각의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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