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전날의 섬


(상, 하권으로 나뉜 1996년 초판의 하권을 마저 읽고 쓴다.) 1. 이 ‘소설’을 어떤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다 읽고 든 생각이다. 읽을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다 읽고 나서야 무척 아리송해졌다. 읽는 중간에는 과학과 비과학의 대비를 무척 많이 생각했다. 17세기를 살아갔던 성직자와 지식인들의 사고가 어떻게 분열되고, 또 통합되었는지를 몰래 지켜보는 재미를 느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은 자연 현상을 그럴 듯하게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그 설명은 그럴 듯 했으나 거의 편의적인 것이었을 뿐, 실제를 이야기하지 못했다(우리는 이제 그걸 안다). 조금씩 현상의 원인을 깨우치고, 기구의 원리를 알아가다 16, 17세기 들어 그 속도가 빨라졌다. 이른바 과학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멀었다.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하나, 그 과학에는 비과학이 혼입되어 있었고, 그게 비과학인 줄도 모르고 과학적이라 주장했고, 믿었다. 나는 로베르또와 그 주변을 거쳐간 박학자(博學者)들의 글과 말, 행동을 읽으며 그 시대를 읽었다. 재미 있었다. 2. 그러나 이 ‘소설’은 또 다른 소설을 품고 있다. 난파당한 한 청년이 써내려 간 또 한 편의 소설. 그 소설은 상당 부분 자아 분열의 낌새를 보이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있고,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소설이란 상상의 소산이니, 아무리 터무니 없는 상상이라 하더라도 용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로베르또라는 이 청년은 그런 소설을 구상하고 씀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정당화하고 싶었을 것이다. 더 이상 문명 세계로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을 분개하고, 애를 쓰기보다 상상 속의 여인을 자신에게 오도록 함으로써 상황을 역전시키고자 했던 것 아닐까? 그러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이 소설에서 여전히 그런 상상보다는 시대와 역사의 낌새를 읽고 싶었다. 그래도 하는 수 없다. 에코는 그렇게 썼고, 그는 다시 이 소설을 고치지 않았고, 이제는 고칠 수도 없다. 3. 경도(輕度)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경도가 인위적인, 가상의 선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또 그것은 실재하기도 한다. 그 선은 현재도 우리의 삶을 규정하기도 하지만, 대항해 시대(이 용어는 너무 중립적이다)에는 절대 절명의 비밀이었다. 그래서 이런 소설도 나왔고, 『80일 간의 세계 일주』라는 소설도 나왔다(이 소설의 내용이 이 『전날의 섬』에도 등장한다. 왜 아니랴). 그 가상의 선을 실재하는 선이라 여기고, 이쪽과 저쪽이 질적으로 다른 세상이라 여긴 건, 그 시대의 무지(無知)의 소산이라기 보다는 무엇이든 대단하게 여기던, 그래서 그걸 통해서 신의 이야기를 해석하고자 했던 시대의 지혜였단 생각이 든다. 그 외의 모든 것을 그렇게 해석하고, 그러길 바랬던 것은 지금 생각으론 좀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그들의 시대로 들어가 생각해보면, 절대 웃을 수 없는 광경이다. 물론 그런 생각을 비웃은 이들이 있었고, 그래서 결투까지 벌어지는 장면이 이 소설에도 등장한다. 그런 과도기를 이 소설은 그린다. 4. 움베르토 에코는 여기서도 자신의 박학다식을 마음껏 펼쳐냈다. 그게 즐겁기도 하지만, 괴롭기도 하다. 그래도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내지는 그의 책을 읽는, 혹은 읽고자 하는 사람은 그 괴로움을 즐긴다.
별 관측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는 위도에 비해, 경도의 측정은 대단히 어렵다고 한다. 우선 시간을 정확히 잴 수 있는 시계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정밀 시계란 엄연히 20세기의 산물이다.

17세기, 추기경의 명령으로 로베르또 델라 그리봐는 항해를 떠난다. 경도의 측정, 날짜 분기선 너머 전날의 섬 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항해에서 과학에서 한 걸음 앞서나가는 것이다.(실제로 18세기에도 정확한 경도 측정에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이 속에서 17세기의 과학과 예술, 문화까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책을 펼치며 이런 에코의 음성을 들었다. 흠, 장미의 이름 은 전부 이해했나보지? 그럼, 이건 어떨까? 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해 읽어봐야지.

상하권으로 나뉘었던 것이 합본으로 다시 출간된 것이다


제1장 다프네
제2장 몬페라토 사건의 전말
제3장 기이한 별궁
제4장 어른 구실
제5장 세상의 미로
제6장 빛과 그늘의 위대한 곡예
제7장 눈물의 춤곡
제8장 그 시대 정신에 대한 흥미 있는 훈수
제9장 아리스토텔레스의 망원경
제10장 수정 지리학과 수정 수로학
제11장 분별의 기술
제12장 영혼의 고난
제13장 사랑의 지도
제14장 전술에 관한 소론
제15장 진자 시계
제16장 공명약에 대한 담론
제17장 경도 측정법
제18장 호기심
제19장 세계 일

 

42가지 마음의 색깔

42가지 마음의 색깔 스페인 국민 그림책,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정 여행[42가지 마음의 색깔]은 수많은 감정의 세계를 여행할 아이들을 위한 가이드북입니다. 42가지 감정의 이름과 각 감정에 대한 설명글, 감정을 표현한 42점의 그림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서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포근함’으로 시작해서 따뜻한 ‘사랑’으로, 사랑의 반대 감정인 ‘미움’으로, 미움이 커진 ‘화’로 이어지고, 다양한 감정의 여행 마지막에선 ‘감사’를 이야기합니다. 저

ourhd.tistory.com

 

박현영의 키즈싱 차이니즈 3

1.2권 구매해서 잘보고 3권도샀어요평소영어cd를 더좋아하지만 키싱차이니즈만은 아는노래가 나와서 그런지 애도 거부감없이 들어요아침밥먹을때 듣고 한두마디씩 알더라구요설명도쉽고 챈트도너무신나요한글발음도 표시되어 중국어잘모르는 엄마들에게 참 유용합니다원래알던동요라서 불러주기도쉽고요최고의 유아동 중국어교재라고 생각해요노래만듣고 끝나는게 아니라 회화까지 연결되네요키즈 싱 차이니즈는 남녀노소 모두가 다 아는 4천만의 애창동요 50곡을 박자와 멜로디에 맞춰 똑같은

ghjns.tistory.com